요즘은 평일에는 영 재미없고, 주말만 기다려 진다.
주말에 놀 수 있어서가 아니라, 그저 밤 10시의 드라마 때문이라니.
주말에 주영이랑 하루종일 뒹굴거릴 수 있어서가 아니라, 단지 현빈의 상쾌한 대사 때문이라니.
주말에 늦잠을 자도 아무도 뭐라고 하지 않아서가 아닌, 그저 알콩달콩 사랑 얘기 때문이라니.
이건 다, 내 남편이 주말마다, 아니 거의 매일을 나와 함께 하지 않기 때문이리니.
데이트도 잘 못 하고, 그저 난 주영이와 저녁을 다 보내야 하기 때문이리니.
액자에 있는 엄마와 아빠를 애타게 부르는 주영이를 보며
내가 네 엄마다.라고 반복해서 함께 외치는 나는
그저 그런 일상에서 벗어나 알콩달콩 사르르한 드라마에 빠져서는
점점 무미건조한 남편과의 대화를 잠시 슬퍼하다가
나의 정신적인 초췌함을 이겨내 보려고 사실은 무던히 애를 쓰는 것임을.
아아. 이렇게 쓰니 꽤 씁쓸하구만.
내 남편은, 올해 시험이 끝나면 그 사람들과 영어 스터디를 한다고 뭐라 그러는데
난 솔직히 완전히 반대올시다.
왜냐하면, 난 그런 남편 덕분에 쇼핑과 쇼핑과 쇼핑을 하며
침울한 기분을 달래려 이런 글 따위 쓰려고 이글루에 입성한 것이 아닌가.
드라마를 보는 순간을 기다리며, 주말을 아작아작 씹고 싶지는 않다.
오늘은 광화문에서 공부하니, 일찍 들어온다는 남편은,
정작, 서울대병원에서 공부하고 올 때보다 더 늦게 오려나 보다.
12시다.
에잇.
내일 현빈이나 보면서 이 우울함을 달래야 겠구나....
슬프다.